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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3000여 가정과 함께했던 한 해

민권센터는 해마다 기금 마련 만찬을 할 때면 지난 한 해 동안 도왔던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 가정들의 숫자를 세어본다. 기부자들의 정성이 헛되이 쓰이지 않았다는 증명도 되고, 우리 자신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된다.   지난 한 해도 많은 커뮤니티 주민들이 민권센터의 손을 잡고 팍팍한 이민생활을 헤쳐 나갔다. 민권센터의 사회봉사 활동과 법률 서비스는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는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법적 대변인 역할을 한다. 언어와 문화 장벽이 있는 이민자들에게 민권센터의 서비스는 권익 향상과 함께 삶의 질과 안정성을 높이고 커뮤니티 전체의 발전을 꾀한다. 지난 1년간도 3000여 가정들이 민권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①700여 명이 민권센터의 상담과 법률 지원 등 이민 서비스를 통해 합법 신분 신청과 유지, 시민권 신청을 완료했다. ②200여 가정이 주택 법률 서비스 지원을 받아 퇴거와 불법 렌트 인상을 막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도움을 받았다. ③300여 가정이 민권센터를 통해 뉴욕시정부가 제공하는 공공 혜택을 신청하고 지원을 받았다. ④200여 가정이 민권센터 보건팀의 서비스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했으며 가두 홍보 등으로 1000여 명이 유용한 정보를 받았다. ⑤900여 명이 무료 소득세 신고 서비스 혜택을 받았다.   민권센터는 지난 40년간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 가정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권리를 지키기 위해 땀 흘려왔다. 이와 같은 활동이 커뮤니티의 앞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민권센터는 이와 같은 마음으로 오는 10월 17일(목) 열리는 40주년 기금 마련 만찬에 여러분을 초대한다(문의 917-488-0325). 여러분의 기부는 민권센터가 보다 많은 가정을 돕는데 밑거름이 된다.   최근 민권센터는 뉴욕에서 열린 아시안아메리칸재단 전국 시민, 커뮤니티 지도자 모임에 참가했다. 이날 민권센터 존 박 사무총장은 아태계정치력신장연맹, 아시안아메리칸아동가정연맹 등과 함께 ‘프로젝트 2025’가 아시안 커뮤니티에 미칠 영향에 대해 발표를 했다.   ‘프로젝트 2025’는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연구 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를 가정해 만든 정책 제안 보고서다. 민권센터 등 주요 아시안, 이민자 단체들은 ‘프로젝트 2025’가 시행될 경우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 커뮤니티에 엄청난 악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대규모 추방과 가족이민 제한 등 대대적인 반이민 정책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가족이민 신청과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신청을 못 하고, 심지어 시민권 신청도 문턱이 높아져 오르기 힘들 수 있다. 이민자들을 옥죄는 것뿐 아니라 저소득층을 위한 여러 사회안전 정책도 축소돼 서민들의 가슴을 짓누른다. 어려운 처지의 주민들이 비영리 봉사단체를 찾아도 대신 신청해줄 혜택 프로그램도, 대신 싸워줄 법적 장치도 없어진 안타깝고 고통스러운 앞날이 펼쳐질 수 있다. 그런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 그래서 민권센터는 사회봉사와 함께 권익을 지키고 넓히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커뮤니티 액션 아시안 이민자들 이민자 커뮤니티 민권센터 보건팀

2024-09-26

“아시안 마트, 더 이상 틈새시장 아닌 미국 문화”

“H마트·파텔브러더스·99랜치마켓…”   아시안 이민자들의 식탁을 책임지던 아시안 식료품점이 미국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내 아시안 인구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한식과 같은 음식이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고 ‘경험해보고 싶은’ 식료품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결과로 분석됐다.     11일 뉴욕타임스(NYT)는 ‘에스닉 그로서리 스토어로 부르지 말라’(Don’t Call It an ‘Ethnic’ Grocery Store)는 기사에서 H마트와 파텔브러더스, 99랜치마켓 등이 미국의 새로운 문화와 습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1970~1980년대 아시안 이민이 급증하던 당시 생겨난 식료품점들은 처음엔 아시안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있는 소규모 상점이었지만, 이제는 전국 매장과 모바일 주문, 앱 등을 갖춘 세련된 체인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H마트는 100여개 매장을 갖춘 20억 달러 규모 회사로 성장했고, 파텔브러더스는 전국 20개주에 52개 매장을, 99랜치는 전국 11개 주에 62개 매장을 소유하고 있다. 온라인 아시안 식료품점인 위(Weee!) 기업가치는 41억 달러로 급증했다.     NYT는 “한국 신라면의 경우, 대학 기숙사나 보데가, 그리고 틱톡 비디오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라며 “이제 아시안 식료품점은 틈새시장이 아닌 미국의 문화”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 회사인 서카나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미국 마트의 ‘아시안·에스닉’ 품목 매출은 전체 매출 증가율보다 4배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 마트 직원들이 H마트에 방문, 어떤 브랜드를 들여놔야 하는지 시장조사에 나서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고 NYT는 전했다.   아시안 마트도 주류사회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H마트 고객의 30%는 아시안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으며, 주요 아시안 거주지역이 아닌 곳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99랜치는 안내 방송을 중국어와 영어로 하고, 매장 내 음악 재생목록에도 서양 음악을 추가했다. 파텔브러더스 고객의 20~25%도 남아시아인이 아니다. 최근 맨해튼 어퍼웨스트에 새롭게 문을 연 H마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매장 고객도 아시안 비중은 낮은 편이었다. 이곳을 방문한 재닌 몰리나리는 “라면만 살 생각이었는데, 미국 제품도 많이 갖춰 트레이더조에 가지 않고 장보기를 끝냈다”며 “인터넷에서 유명한 핫푸드 섹션도 얼른 경험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NYT 미국 아시안 마트 아시안 식료품점 아시안 이민자들

2024-06-11

“불경기에 활용가치 높아 고금리 시기엔 계 성행”

70~80년대 한인 이민자들에게 각광을 받은 계(?)가 불경기를 맞아 여전히 높은 활용가치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이민자들은 비교적 문턱이 높은 은행이나 융자회사 보다는 주변 이웃이나 지인들이 제공하는 곗돈으로 정착에 큰 도움을 받았으며 최근 들어서는 계를 제도권 시스템이 활용하는 경우도 생겨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13세기 한국 농경문화에서 시작된 계가 상업 은행 구조에서 배제된 농민들에게 적잖은 혜택을 제공했으며, 한국전쟁 이후 자본의 지근거리에 있지 못했던 많은 상업인들이 활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인들이 미국에 이민해오면서 크레딧 점수가 충분하지 못해 목돈을 구하기 힘들었던 경우 계를 통해 필요한 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인들은 곗돈을 제때 내지 못하는 등 빚을 진다는 것을 매우 부정적으로 여겼고 이런 배경이 한인사회에서 계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70년대 자체 통계를 인용해 워싱턴 DC 지역 인근의 한인 소매업주들 중 50%는 각종 계를 통해 상부상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한인 은행들이 생겨나면서 SBA 융자와 다른 재정적 도움이 제도권으로 흡수되면서 계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운명을 맞이했다는 것.     샌타클라라카운티 휴고 메자 검사는 “한국 농부들이 백여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민자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의존해 커뮤니티를 만들어 갔다”며 “남미 맥시칸과 치카노 이민자들도 유사한 시스템으로 서로 돕는 문화를 갖고 있으며 커뮤니티 은행들이 이를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요즘처럼 높은 이자율에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울 때 커뮤니티 차원의 계가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계는 단순히 돈을 모아서 빌려주는 형식뿐만 아니라 목적과 외적 형태, 기능 등을 달리하는 400가지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파이낸싱 히스토리 아시안 이민자들 파이낸싱 히스토리 한인 이민자들

2024-06-10

[커뮤니티 액션] 플러싱 커뮤니티를 지키자

최근 민권센터 권익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청년들이 ‘플러싱을 지키자(Protect Flushing)’는 구호를 걸고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플러싱에 살면서 청소년 때부터 민권센터 활동에 참여해온 이들은 자신들이 자라난 커뮤니티가 망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이들은 이민 1세들의 정착지였고 2세들을 낳고 키워낸 플러싱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유는 지나친 도시 개발에 따른 렌트 상승으로 빈부 격차가 심화하고, 노숙자가 느는 등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플러싱은 아시안 57%, 이민자 56%, 빈곤층이 24%인 커뮤니티다. 그런데 대규모 도시 개발로 절반이 넘는 아시안 이민자들이 늘어나는 렌트 부담 탓에 중산층에서 사실상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플러싱 주민 40% 이상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렌트에 지출한다. 이는 뉴욕시 평균 26%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며 플러싱은 시 전체에서 렌트 부담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한인들이 많이 떠났지만 여전히 저소득층 한인 노인 가운데 52%가 플러싱에 산다. 이들은 떠나고 싶어도 이사 비용과 생소한 지역으로 가는 것이 두려워 비싼 렌트를 내면서 버티고 있다. 팬데믹은 플러싱 주민들의 삶은 더욱 고단하게 했다. 뉴욕시 평균보다 플러싱의 빈곤 비율은 팬데믹 기간 중 수십 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도 강변 대규모 개발 계획을 비롯해 렌트 상승을 낳는 사업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개발업자들은 플러싱에 고급 콘도를 3000여 개 이상 지었다. 이는 뉴욕시에서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이에 더해 이제 플러싱에 카지노까지 들어설 위험에 처해 있다. 최근 뉴욕주 의원들이 주최한 공청회에서 아시안 단체들은 카지노가 들어서면 커뮤니티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가난에 정신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 플러싱은 과연 어떤 커뮤니티로 변하게 될지 걱정된다.   2015년 유엔에서는 지구촌 빈곤을 퇴치하자는 과제를 제시했다. 193개 유엔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세상을 확 바꾸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에 합의했다. 첫째 가난을 없애자, 둘째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건강한 삶을 보장하자, 셋째 약자를 보호하자, 넷째 지구를 지키자 등 당시 유엔에서 했던 결의는 현재 플러싱에 그대로 적용되는 과제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플러싱 커뮤니티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왔다. 물론 온 세상 빈곤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민권센터 젊은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플러싱만이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규모 개발 반대, 카지노 설립 계획 반대, 빈곤 퇴치를 위한 캠페인과 무료 식량 지원 활동 등에 나서 왔지만 여전히 앞날은 갑갑하다. 그래도 물러설 수 없기에 2~3월 네 차례에 걸친 워크숍을 개최하며 플러싱의 현실을 진단한다. 주제는 ‘플러싱을 위해 싸운다: 우리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되찾자’이다. 뉴욕시 주택난과 토지 사용, 강변 토지 용도 변경 사례와 플러싱 주택 현황, 세입자 권익과 주택법, 플러싱의 앞날 등 주제를 정해 공부한다. 그래도 이런 젊은이들이 있어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 어른들도 힘을 보태야겠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커뮤니티 플러싱 플러싱 주민들 대부분 플러싱 아시안 이민자들

2024-02-01

아시안들 여유없어 못 쉰다…휴가 못쓴 이 25%가 아시안

캘리포니아주에서 풀타임 노동자들에게 연간 최소 3일의 유급 병가가 허용되고 있지만, 상당수의 아시안과 라틴계 이민자들은 이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UC버클리 공중보건학에서 지난 2021년 3월부터 10월까지 시민권자 및 비시민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17%가 유급 휴가 없이 일하고 있었다. 가주 의회가 유급 병가를 최대 7일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만큼 법안 제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급 휴가란 병가 외에 아픈 가족을 돌보기 위해 신청할 수 있는 유급 가족휴가와 유급 육아 휴직을 가리킨다. 가주 노동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미국 시민권 취득 여부에 상관없이 풀타임 노동자에게는 최소 3일의 유급 병가를 제공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급 휴가를 쓰지 않은 노동자의 32%는 미국 시민권이 없는 라틴계 이민자였으며, 24.7%는 아시안 이민자였다. 반면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 노동자의 경우는 11%로, 라틴계 및 아시안 이민자 수치와는 차이를 보였다.   이는 미국 시민권이 있는 아시안 및 라틴계와도 대조를 이룬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시안의 경우 유급휴가를 쓰지 않은 비율은 11.4%로 미국 출생 백인과 비슷했으나 아시안 귀화자는 17.5%였다. 미국에서 출생한 라틴계는 18.3%, 귀화자는 21.1%가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았다.   라틴계와 아시안 이민자가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관련 정보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라틴계 이민자의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으로 나타났으며, 아시안 이민자들은 휴가를 낼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그 외에도 응답자들은 유급휴가 신청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직장에서 진급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 복잡한 신청 절차 등으로 유급휴가 사용을 꺼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알레인 하로-라모스 연구원은 24일 LA타임스에 이민 노동자들이 유급휴가 신청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 “인종차별을 받는 라틴계와 아시안 이민자들은 백인보다 좋은 직장을 찾는데 더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의 직업과 일의 질이 수입과 재정적인 안정, 거주하는 지역과 직장의 조건을 형성한다”며 무엇보다 유급휴가의 사용은 잊기 쉬운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이민 노동자들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 정부가 이민자들과 다른 소외된 집단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뿐만 아니라 시행하는 것까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미국 출생 노동자들과 이민자들 간에 발생하는 인종별 불평등을 살펴보기 위해 실시됐다. 가주 보건국에서 인터넷과 온라인 등으로 영어, 스패니시, 중국어 및 한국어 등 7개 언어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보고서는 1차 응답자 2만4453명의 데이터를 다시 주요 독립 변수와 결과 변수가 포함된 개인으로 재분류한 2차 응답자 1만248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아시안 여유 아시안 이민자들 유급휴가 신청자격 유급휴가 사용

2023-08-24

"아시안 가정 세대간 인종차별 시각차 크다"

팬데믹 이후로 아시안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종차별’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보던 아시안 이민 1세대와 2세들이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시작했다고 LA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스무살 무렵 미국에 이민 온 김 정(68) 씨는 수십 년 전 첫째 딸이 초등학교에서 친구들이 ‘인디언 인형’이라고 놀린다며 화를 냈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정씨의 막내딸 크리스틴 김(45)씨는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중국인이라 놀림을 받았지만, 어머니는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말해’라고 해결책을 줬다”며 “하지만 그건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들은 한국인이 뭔지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정씨가 인종차별에 대해 자녀들과 대화의 물꼬를 튼 건 지난 2021년 3월. 애틀랜타 총격 사건 이후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을 때다.   당시 정씨는 자신의 한인 친구가 “짐을 챙겨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인종차별적 편지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정씨는 이후 처음으로 10대인  손녀에게 학교에서 차별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고 “당연하죠, 할머니”라는 대답을 들었을 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딸 크리스틴 김씨는 어머니가 이젠 인종차별적 공격이 두려워 자녀들이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는 것도 주의를 준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대화를 나누며 이제는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어머니는 한국에서 자랐고, 다른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어머니는 나를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팬데믹으로 촉발된 아시안 증오범죄는 인종차별에 대한 세대 간의 시각 차이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1세대 아시안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안정적인 삶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일부는 본국에서 전쟁을 경험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몇 마디 불쾌한 말이나 심지어 신체적 폭행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에서 태어난 그들의 자녀와 손자들은 미국인이라는 인식이 부모들보다 높아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암시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피코-유니언 지역 한 식당에서 한 흑인 남성에게 ‘아시아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베트남계 홍 리는 “부모님께 이일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하자 ‘조용히 있으라’라고 하셨다”며 “부모님은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 내게 나쁜 일이 생길까 두려워하셨다”고 말했다.     리의 부모님은 또 다른 피해자가 리에게 연락해왔을 때, 그의 결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리는 전했다.     이와 관련, 최근 샌가브리엘 밸리 지역에서 아시안들을 상대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이민 1세대들이 반아시안 증오 분위기가 높아진 후 집 밖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행동의 변화를 보고할 가능성이 다른 세대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일부 젊은 아시안들이 인종차별에 대해 소극적인 부모의 대응에 좌절감을 느끼는 한편, 그들의 안전을 깊이 걱정하게 만든다고 매체는 전했다. 장수아 기자미국 인종차별 아시안 이민자들 인종차별 시각차 아시안 증오범죄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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